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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물학

[일상 속의 과학] 코로나 PCR 검사, 근데 PCR이 뭐지?

by 생알남 2022.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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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유행인 요즘, 한 번도 코로나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은 찾기 힘들 것이다. 뉴스에서도 일상용어처럼 나오는 PCR 검사. 그렇다면 PCR은 무엇일까

 

목차

     


    PCR = Polymerase Chain Reaction

    PCRPolymerase Chain Reaction으로 한국어로는 중합효소 연쇄반응을 뜻하며, 특정 DNA 부분을 복제하는 기술이다. COVID19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되었지만, 생물학 실험실에서는 매일 진행되는 기초적인 실험 중에 하나이다. PCR의 발명 과정부터, 어떻게 코로나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PCR의 발명

    과거에도 DNA의 염기서열을 읽는 방법(DNA sequencing)은 개발되었지만 (맥삼-길버트 시퀀싱, 생어 시퀀싱이 1977년에 발표되었다, 나중에 포스트할 예정!), 이 DNA라는 것이 굉장히 길고, 과학자들이 원하는 염기서열은 일부였기 때문에, 클로닝이나 다른 노동 집약적인 방법들을 통하여 원하는 염기서열을 얻는 방법밖에 없었다.

     

    실제로 미생물에서의 진화계통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칼 우즈(Carl Woese)는 PCR이 개발 되기 이전에 리보솜 RNA의 염기서열을 분석하고자 했는데, 효소를 통해서 작은 조각으로 RNA를 자르고, 전기영동 법을 통해서 하나하나 염기서열을 확인했다. 1500개 정도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데에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후에 1983년에 캐리 멀리스(Kary Mullis)에 의해서 PCR법에 대한 첫 시작이 이루어졌다.

     

    PCR의 과정은 쉽게 말해서 1) 열을 가해서 두 가닥으로 이루어진 DNA를 단일가닥으로 분리(Denaturation)하고, 원하는 염기서열의 시작 부분인 2) 프라이머(Primer)를 붙인 후(Annealing), 3) DNA 중합효소를 이용하여 DNA의 원하는 부분을 합성(Elongation)하는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PCR 과정

    그러나, 각각의 단계에서는 요구되는 온도가 정해져 있었는데, 대부분의 단계가 고온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처음 이용된 대장균으로부터 유래된 DNA 중합효소 1은, 90도 이상의 온도에서 견디지 못하였기 때문에, 각각의 온도를 조정해주면서 계속해서 한 사이클 마다 효소를 넣어줘야하는 등, 민감하게 실험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실험과정을 자동화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문제 때문에, 캐리 멀리스가 일하던 시터스 코퍼레이션 (Cetus Corporation)에서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효소를 찾고자했다.

     

    그러던 중 인디애나 대학에서 연구를 하던 톰 브록(Thomas Dale Brock)과 허드슨 프리즈(Hudson Freeze)가 1964년에 온천에서 자라는 세균에 대한 발견을 했고, 1969년에 해당 종을 더무스 아쿠아티쿠스(Thermus aquaticus)로 보고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이래서 기초과학이 중요한 것이다! ㅋㅋ)

    고온의 연못과, 당시 발표된 논문의 Thermus aquaticus의 현미경 관찰 사진

    이 세균은 놀랍게도 약 70도에서 최적의 생장온도를 보였고, 97도의 고온에서도 활성을 유지했다. 이후 1976년에 신시내티대학 생명과학부의 존 트렐라(John Trela)라는 교수가 이 세균에서 DNA 중합효소를 추출하는 데에 성공했고, 이것이 우리가 흔히 부르는 Taq 중합효소(Taq polymerase)이다.

     

    시터스 회사의 연구원들은 이 세균에서 DNA 중합효소를 문헌에 따라 정제했고, PCR을 수행하였고, 결과는매우 성공적이었다!

    Thermus aquaticus를 이용한 PCR 결과 (아름답다!)

    현재에는 Taq 중합효소 말고도 더 효율이 좋은 중합효소(Top polymerase 등)들이 나왔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이때와 일치한다.


     

     

    PCR 과정

    앞서 설명한 것처럼, DNA 과정은 3단계로 이루어져있다.

    1) DNA의 변성 (Denaturation)

    92°C ~ 95°C정도로 가열하여 (글쓰는 사람은 보통 95°C로하는데 Taq보다 Top DNA 중합효소가 열에 강하기 때문이다) 이중가닥 DNA를 단일가닥 DNA로 찢어준다. Taq을 쓴다면 94°C 정도가 적당하다.

    2) 프라이머의 결합 (Annealing)

    50°C ~ 60°C 정도로 다시 온도를 낮춰주면 DNA와 같이 넣어준 프라이머(프라이머는 20개 정도의 염기서열로 이루어져 있으며, DNA를 증폭시킬 부분을 타겟팅하는 역할을 한다.)가 DNA에 결합한다.

    3) DNA의 신장 (Elongation)

    70°C ~ 74°C의 온도로 온도를 다시 높여주면 프라이머에서부터 DNA 중합효소가 결합하여 염기쌍을 중합한다. DNA의 길이에 따라 시간을 60초~100초 정도로 조정해준다.

     

    4) 반복

    위의 3단계를 20~40회 정도 반복해서 진행 해주면 1->2->4->8-> ... -> 2^20 까지 기하급수적으로 DNA가 증폭된다.

     

     

     


     

    PCR의 응용

    PCR은 사실 생물학에서 응용이 안되는 곳을 찾기가 더 어렵다.

    특정 유전자 부분을 증폭해서 돌연변이가 있는지를 볼 수도 있고, 미생물의 DNA를 추출하여 종을 동정할 수도 있다.

    이미 죽어있는 고대 매머드나, 네안데르탈인의 화석에서도 DNA를 추출만 잘 할 수 있다면, 현재의 코끼리와 인간과의 진화적 유연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백혈병이나 림프종과 같은 질병들의 진단에도 PCR이 활용된다.

     

     


    코로나 PCR 검사

    그렇다면 COVID-19 바이러스를 PCR을 통하여 어떤 방법으로 진단할 수 있을까?

    앞서 설명한 PCR 방법으로는 코로나검사에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가 아닌 RNA 바이러스이다.

    보통 사람과 같은 생물들은 대부분 세포핵에 있는 DNA가 RNA로 전사되고, 이 RNA가 다시 단백질로 번역되면서 생활한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독특하게 RNA만 갖고 있는 것들이 있다. (이런 여러 점들이 바이러스가 생물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을 일으키는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PCR 과정이 있기 전에, 우선 바이러스를 비활성화한 다음, 검체(침, 혈액)등에서 먼저 RNA를 추출한 후에, DNA로 역전사효소(reverse transcriptase)를 통해 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얻은 DNA 를 cDNA(complementary DNA)라고 하는데 이 DNA를 기반으로 PCR을 진행한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검출 과정

     

    당연히 PCR의 타겟 염기서열은 우리의 세포들과 겹치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 고유의 유전자이다. 이 부분을 증폭시켜 검출하여,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실제로 상용화 되어있는 코로나 검사는, PCR의 증폭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real-time PCR(rtPCR)을 이용하는데, 기존에 PCR과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검사 진행중에도 어느정도 감염여부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rtPCR을 이용한다 (PCR을 사용해도 결과는 같을 것이다).


     

    요약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코로나(COVID-19) 바이러스.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해 수 천 만 건(억일지도..)의 rtPCR 검사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DNA의 특정부분을 증폭하는 PCR 기술이 없었더라면, 생물학은 지금만큼 발전했을 수 없었을 것이고,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를 진단하기도 전에 속수무책으로 전파되었을 수도 있다. 이런 기술의 발전에 기여한 많은 과학자들과, 이번 코로나 사태에 반복적인 PCR 검사를 시행해준 많은 사람들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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