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생물학

[일상 속의 과학] 고추랑 피망이 같은 종이라고? feat. 생물학적 종

by 생알남 2022. 9. 20.
300x250

달라도 너무다른 고추와 피망. 그리고 파프리카까지. 이들은 정말 같은 종일까? 그렇다면 종이란 것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고추와 피망은 정말 같은 종일까?

목차


    고추와 피망은 같은 종일까?

    한국인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추, 그리고 어린이들이 싫어하는 피망. 이 둘은 생김새도 다르고, 맛도 다르다. 그런데 같은 종이라고? 고추와 피망을 통하여 종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생물학적 종

    우선 같은 '종(species)'이라는 말을 쓰려면 종이 무엇인지 알아야한다. 막연하게 생김새가 다르면 종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골든리트리버와 치와와를 생각해보자.

    골든리트리버와 치와와는 몸집도 생김새도 다르지만 같은 종이다.

    이처럼 생김새가 다르더라도 같은 종인 경우들이 있다.
    그렇다면 생물학적으로 종이란 무엇일까?
    종이란 각각의 개체들이 유전자를 교환하거나 생식할 수 있는 자손을 낳을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강아지들끼리 혼혈이더라도 생식가능한 자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당나귀와 말사이에서 나온 자손인 노새나, 호랑이와 사자의 사이에서 나온 라이거 등의 생물들은 생식능력이 없기 때문에 같은 종이라고 볼 수 없다.

    물론, 최근에는 이러한 종의 개념에도 바이러스나 프리온과 같이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종들은 이런 개념을 통하여 구분할 수 있다.


    학명

    이러한 종들의 개념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생물들의 이름이 아닌 국제적으로 정해진 종의 이름이 정해져 있는데, 이를 학명(scientific name)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학명은 이명법을 통해서 나타낼 수 있다.
    이명법은 Homo sapiens (호모 사피엔스, 인간) 과 같이 기울여서 표기한다.

    호랑이의 학명을 이명법으로 표현하였다.


    앞 단어는 속명으로, 속은 종보다 상위개념의 분류를 뜻한다. 뒤의 단어는 종소명으로, 소문자로 표기한다.

    그러나 종에 따라서 아종(subspecies)이나 변종(variety)이 있을 때는, 종소명 다음에 그 이름을 표기하는 삼명법을 이용한다. 예를 들어, 호랑이 는 Panthera tigris라는 학명을 갖지만, 백두산 호랑이를 포함하는 호랑이의 아종인 시베리아 호랑이는 Panthera tigris altaica로 쓴다.

    고추와 피망도 이처럼 같은 종이지만, 피망은 사실 고추의 변종 중 하나이다.


    고추와 피망

    고추와 피망의 정의를 알아보기 위하여 표준국어대사전에 정의를 검색하여 보았다.

    고추의 정의 출처:표준국어대사전
    피망의 정의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고추와 피망의 정의를 보면 각각 학명이 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두 식물모두 Capsicum annuum이라는 종이지만, 피망은 var. angulosum이라고 삼명법으로 표기되어, 변종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두 식물이 같은 종인 것을 확인하였으니, 이 두종은 생물학적 종의 개념에 의하여 교배가 되어야한다.
    과연 고추와 피망을 교배한 식물은 어떤 형태일까?

    고추와 피망의 교잡을 통해 만든 오이고추

    고추와 피망의 교잡을 한다면, 그 결과는 바로 된장에 찍어먹으면 입맛이 도는 오이고추가 된다.
    고추의 향과 피망의 안맵고 아삭한 식감이 섞여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고추와 피망은 같은 종이기 때문에 다양한 육종에 이용되기도 한다.


    부록: 파프리카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파프리카도 당연히 같은 종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파프리카의 정의 출처:표준국어대사전

    다음과 같은 정의를 확인할 수 있는데, 파프리카도 예상대로 피망과 같은 Capsicum annuum var. angulosum 으로 고추의 변종 중 하나이다.

    그러나 파프리카의 원래 뜻은 paprika로 헝가리에서는 일반적인 고추를 뜻하며, 영어권에서는 '맵지 않은 고추의 분말'이라고 하며, 피망과의 차이는 실질적으로 거의 없고, 일본에서 파프리카를 상업화 하는 과정에서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마무리

    종을 구분하는 데에 있어서, 형태적인 특징들도 물론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지만, 유전자를 교환하거나 생식이 가능한 자손을 만들 수있는 생물학적인 종 개념이 성립하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300x250

    댓글